하인리히 하이네 ( Heinrich Heine) - 파더본 숲에서 나눈 대화

2016/08/05

 

파더본 숲에서 나눈 대화
 
저 멀리서 무슨 소리가 들리지 않니,
콘트라베이스나 바이올린 소리 같은 것이?
저곳에서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모여서
날개 달린 듯 가볍게 원무를 추는 것 같다.
 
"어이, 이 친구야, 그건 잘못 들은 거야,
바이올린 소리 같은 것은 들리지 않아,
돼지 새끼들이 웅성대는 소리만 들리는걸,
돼지들 꿀꿀대는 소리만 들려."
 
사냥 나팔 소리가 들리지 않니?
사냥꾼들은 사냥에 신이 나 있어,
온순한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게 보여,
목동들은 살마이를 불고 있고.
 
"어이, 이 친구야, 네가 들은 것은
사냥 나팔 소리도, 샬마이 소리도 아냐;
다만 돼지 모는 목동이 오는 게 보여,
돼지들을 집으로 몰고 가고 있는 거야."
 
저 멀리서 부리는 노랫소리가 안 들리니,
달콤한 노래 경연 대회에서 듣는 것 같은?
천사들은 노랫소리에 맞추어 
날개로 큰 박수를 보내고 있어.
 
"어이, 저기서 그렇게 멋지게 울리는 것은
경연 대회의 노랫소리가 아냐, 이 사람아!
거위지기 소년들이 그들의 거위를
몰고 가면서 부르는 노랫소리일 뿐이야."
 
저기서 울리는 저 종소리가 들리지 않니,
정말 사랑스럽고, 정말 맑은 저 소리가?
교회에 다니는 믿음 깊은 사람들이
엄숙하게 마을의 교회로 가고 있어.
 
"어이, 이 친구야, 저기 딸랑대는 소리는
황소들, 암소들이 내는 방울 소리야,
머리를 숙이고 어두운 우리로 
찾아가는 소들이 내는 소리라고."
 
저기 베일이 펄럭이는 게 안 보이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안 보이니?
저기 사랑하는 애인이 서 있는 게 보인다.
두 눈길에는 촉촉한 애수를 담고서.
 
"어이, 이 친구야, 저기서 고개를 끄덕이는 건
숲에 사는 여자, 리제일 뿐이야;
창백하고 마른 몸을 목발에 의지한 채
절룩대며 초원으로 가고 있는 거야."
 
그래, 이 친구야, 넌 네 마음대로
이 몽상가의 질문을 비웃어도 좋아!
넌 내가 이 가슴에 고이 간직한 것도
착각이라고 말하겠지?
  
 
- 하인리히 하이네 ( Heinrich Heine) 
파더본 숲에서 나눈 대화 , 김재혁 옮김 - 
 
 
| Gespräch auf der Paderborner Heide

18

Hörst du nicht die fernen Töne,
Wie von Brummbaß und von Geigen?
Dorten tanzt wohl manche Schöne
Den geflügelt leichten Reigen.

"Ei, mein Freund, das nenn ich irren,
Von den Geigen hör ich keine,
Nur die Ferklein hör ich quirren,
Grunzen nur hör ich die Schweine."

Hörst du nicht das Waldhorn blasen?
Jäger sich des Weidwerks freuen,
Fromme Lämmer seh ich grasen,
Schäfer spielen auf Schalmeien.

"Ei, mein Freund, was du vernommen,
Ist kein Waldhorn, noch Schalmeie;
Nur den Sauhirt seh ich kommen,
Heimwärts treibt er seine Säue."

Hörst du nicht das ferne Singen,
Wie von süßen Wettgesängen?
Englein schlagen mit den Schwingen
Lauten Beifall solchen Klängen.

"Ei, was dort so hübsch geklungen,
Ist kein Wettgesang, mein Lieber!
Singend treiben Gänsejungen
Ihre Gänselein vorüber."

Hörst du nicht die Glocken läuten,
Wunderlieblich, wunderhelle?
Fromme Kirchengänger schreiten
Andachtsvoll zur Dorfkapelle.

"Ei, mein Freund, das sind die Schellen
Von den Ochsen, von den Kühen,
Die nach ihren dunkeln Ställen
Mit gesenktem Kopfe ziehen."

Siehst du nicht den Schleier wehen?
Siehst du nicht das leise Nicken?
Dort seh ich die Liebste stehen,
Feuchte Wehmut in den Blicken.

"Ei, mein Freund, dort seh ich nicken
Nur das Waldweib, nur die Liese;
Blaß und hager an den Krücken
Hinkt sie weiter nach der Wiese."

Nun, mein Freund, so magst du lachen
Über des Phantasten Frage!
Wirst du auch zur Täuschung machen,
Was ich fest im Busen trage? |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 , 스스로 '인류 해방의 용감한 병사, 혁명의 아들'이라 자처했던 그는 1797년 프랑스와 경계해 있는 독일의 라인 지방 뒤셀도르프에서 유대인 포목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출생 시기, 장소, 태생 자체가 혼돈과 경계를 상징한다. 때는 근대화가 발아하던 시기였고, 뒤셀도르프는 프랑스혁명군이 주둔했던 곳이기도 하다. 봉건 독일에서 유대인으로 태어나 프랑스의 혁명과 자유를 갈망했던 하이네, 그는 폭풍처럼 살았다. 그의 친구 라우베는 이렇게 증언했다. “하인리히 하이네는 사랑에 빠진 처녀가 애인 품에 몸을 던지듯이 자신의 시대에 앞뒤 가리지 않고 몸을 던졌다.”

 세계적으로 애창되었던 질허 작곡의 민요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찌하여 옛날의 동화 하나가/ 잊히지 않고/ 나를 슬프게 하는지”로 시작하는 ‘로렐라이’라 불리는 시. 하이네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나치들이 이 시를 금지하려 했으나 이미 너무 알려져 작자 미상의 민요로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하이네는 사랑의 환희와 고통을 가장 쉬운 독일어로 가장 아름답고 깊게 노래했다. 니체가 그를 '독일어의 제일가는 곡예사'라 부른 까닭이다.
 

작가 설명 : 시인 정끝별의 글 옮김

 

 


ⓒ 독일에서 예술하기 - 에디터 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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