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망명지인가, 촉매제인가.

 

| 예술인들을 위한 레지던시, 망명지인가, 촉매제인가. |

 

"아트 레지던시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입주 희망자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각종 지원사업을 통해 예술인들에게 사유, 작업, 네트워크, 거주를 위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자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끄는 아트 레지던시 가운데 하나인 슈투트가르트의 '아카데미 슐로스 솔리튜드(Akademie Schloss Solitude)'의 관장 장-밥티스트 졸리는 "독일은 아트 레지던시가 가장 많은 국가이다. 그 가운데는 오래 전에 조성된 곳도 있고, 최근 새로이 생긴 곳도 있다"라고 말한다. 졸리는 또 "박물관이나 연극 공연장에는 재정 지원 시 대체로 일괄적인 규칙이 적용되지만, 아트 레지던시는 매우 다양한 형태이고, 그렇기 때문에 지원방법이 매우 풍성해진다"라고 말한다.

 

1990년 문을 연 아카데미 슐로스 솔리튜드는 수용인원, 노하우, 잠재력 면에서 매우 좋은 본보기를 제시한다. 2015년도 입주자 모집에 3천 명 이상이 신청한 것만 봐도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처음으로 신청 과정 전체를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 것도 거기에 한몫을 담당했지만, 졸리는 이동 경비와 이사 비용 제공, 3-12개월 동안의 장학금 지급, 프로젝트 지원, 예전 장학생들과의 긴밀한 네트워크 제공 등과 같은 유리한 입주 조건이 가장 큰 관건이었다고 강조한다.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재정으로 운영되는 솔리튜드 재단은 현재 문학과 음악, 학술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에게 총 45개의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있다. 110개국에서 온 예술인 1,200여 명이 그곳에서 비단 거주만 할 뿐 아니라 국제 토론회, 전시회, 강연회 등에 참가할 기회를 갖었다. 이제 곧 오픈될 포털사이트를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고, 이를 위해 온라인 기자와 웹사이트 개발자, 웹사이트 디자이너 등에게 추가 장학금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 자격은 35세 이하이거나 대학 졸업 후의 경과 기간이 5년 이하인 자로 제한된다

 

 

 

| 활발한 교류는 장려하되 원한다면 퇴거도 가능 |

 

 

또 다른 아트 레지던시 밤베르크의 '빌라 콩코르디아(Villa Concordia)'는 독창적 작품을 출시한 작곡가, 문인, 조형 예술인들에게 11개월 간의 입주 권한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정위원회에서는 매년 독일 출신 6명과 기타 1개 국가 출신 6명을 제안하는데, 2015/2016년도는 노르웨이가 해당 국가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여타 예술인 입주 지원 프로그램과는 달리 입주 기간 경과 후 구체적인 결과물을 제시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빌라 콩코르디아에 입주한 예술인들은 목가적인 풍경과 위풍당당한 성채, 그리고 그것과 조화를 이루는 주변의 신축 건물들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작업에 집중할 수 있다. 바이에른 주의 재정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빌라 콩코르디아의 관장 직은 구체시(konkrete Poesie)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노라-오이게니 곰링거가 맡고 있는데, 곰링거는 젊은 예술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만남의 장과 각종 행사들을 기획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해당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렇듯 예술인 입주 지원 프로그램에는 비단 재정 지원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나 문화권 혹은 다양한 장르 간의 교류 활성화도 포함되고, 나아가 예술인들에게 영감을 불어넣는 일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입주 지원 사업은 비교적 외딴 곳에서도 진행되지만 베를린 같은 대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베를린의 '베타니엔 예술가집(Künstlerhaus Bethanien)'은 1970년대 중반에 이미 조성되었고, 외국인 예술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독일학술교류처(DAAD)의 베를린 예술인 지원사업은 그보다 더 이른 1963년에 이미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해당 프로그램의 수혜를 누린 이의 수만 해도 1,000명이 넘고, 그 중 많은 이들이 베를린이 세계적인 동시대 예술 도시 중 하나로 자리 잡는 데에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 예술인으로서의 입지 굳히기에도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 |

 

 

현재 독일에는 약 40개의 아트 레지던시가 있다. 그 중에는 한시적 이니셔티브도 있지만, 대부분은 연방 주정부나 자치단체의 재정과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는 시설들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품고 있는 휴양 도시 바트 엠스에 1995년 문을 연 창작스튜디오 '슐로스 발모랄(Schloss Balmoral)'은 다양한 국가 출신의 조형예술인들만을 위해 지어진 곳으로,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신청자가 포트폴리오를 보내면 전문 심사위원회가 평가하여 입주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이때 매년 단 한 개의 도구나 주제가 제시되는데, 2015년도의 주제는 다다이즘이다. 아르프 미술관의 관장이자 슐로스 발모랄의 예술관장이기도 한 올리버 코른호프 박사는 이렇듯 한 곳에 초점을 맞춘 주제가 지원 대상자들로 하여금 더 깊이 고민할 수 있게 자극을 준다고 강조한다. 코른호프 박사는 또 휴식이 곧 중단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역간의 활발한 교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도심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전시회가 끝나갈 무렵에는 아르프 미술관에서 이를 다시 한 번 전시하기도 하는데, 이를 위해 큐레이터장학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

 

발트해 연안의 작은 도시 아렌스홉에 위치한 지은 지 120년이 넘은 '루카스 스튜디오'는 역사기념물로 등재될 만큼 유서 깊은 곳이다. 루카스 스튜디오는 주로 1개월짜리나 그보다 더 짧은 기간의 워크샵을 개최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장학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짧은 기간의 입주권을 이용하는 이들 대부분은 대개 가족 단위의 예술인들이나 단기간의 작업에 공간이 필요한 예술인들이다. 그런가 하면 '유럽 미디어아티스트 레지던시 교환 프로그램(EMARE)'에서 잘레(Saale) 강 인근의 할레(Halle)에 오픈한 '베르크라이츠 협회(Werkleitz Gesellschaft)'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미디어아트 지원 레지던시인데, 여기서는 지원 대상자들이 굳이 그곳에 거주해야 할 의무는 없다. 참고로 EMARE 프로그램은 미디어아트 제작과 유럽 및 세계 각국 기관들의 네트워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레지던시 지원 프로그램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앞으로도 점점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해당 프로그램들은 비단 예술인들이 입지를 굳히는 데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을 초월하는 교류 사업에도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이는 분명 예술인들의 경력 쌓기에도 커다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 출처 |

사진 / http://www.bethanien.de/ (쿤스틀러하우스 베타니엔)

글 / 독일문화원(괴테-인스티투트) 온라인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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