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08

  "너희들은 맨날 뭐 먹어?"

설날을 맞이해 떡국이나 한 그릇 대접할까 하고 독일 친구들을 초대했다. 호록호록 떡국을 두 그릇째 비우고 있는 친구에게 물었다. 독일에 사는 이들이 다들 그렇듯 나 역시 궁금했다. 이런 요리 불모지에선 도대체 뭘 먹고 사는지.


"거의 학교 식당에서 먹지. 파스타 같...

2017/08/23

6월 초, 올해도 어김없이 바흐 페스티벌을 알리는 하얀 천막사가 시내 중앙에 들어섰고 현수막도 시내 거리 곳곳에 보인다. 천막사 안을 기웃거리며 안내 책자를 들여다보니 올해의 주제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EIN SCHOEN NEW LIED”- MUSIK UND REFORMATION

“아름다운 새 노래” –...

2017/06/16

학원과 집만을 반복하며 어학에만 매달린 지 일 년, 드디어 대학에 합격했다. 나는 내가 대견했고 이 도시가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나도 이제 대학에 갈 정도로 독일어 능력자가 되었구나 하면서 자신감이 충만했다. 당당한 걸음으로 오랜만에 시내를 활보하며 사방에 여유 있는 미소를 보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2017/06/09

서울에 살면서 고시원 방 값으로 35만 원을 냈다. 이쪽으로 누우면 머리 바로 옆에 있는 냉장고 소리에, 저쪽으로 누우면 옆 방 화장실 소리에 그 어느 쪽으로도 편히 잘 수가 없는 방이었다. 조금 넓은 관 속에 누웠지만, 시끄러워 죽지도(?) 못하는 그런 곳이었다. 일을 하면서 월 45만 원짜리 원룸으로...

2017/05/26

독일 라이프치히에는 매 년 5월, 딱 4일 동안만 운행하는 ‘지옥행 열차’가 있다. 세계 최대의 고스 축제 ‘웨이브 고딕 트레펜(Wave-Gotik-Treffen, WGT)’ 행사에 참가하는 고스족들을 위한 특별 노선이다. 검은 옷으로 온몸을 감싸고 피칠갑 분장을 한 고스족들로 가득 찬 트램을 보고 있으...

2017/05/19

한국에서 음악을 전공했던 나는 클래식 음악가들의 작품 세계를 음악과 글을 통해 배우고 접했다. 보다 나은 연주를 위해 그들의 삶과 음악 세계를 상상하며 다가가려 애썼지만, 때때로 좁혀지지 않는 어떤 간극이 느껴졌다. 그런데 4년 전 라이프치히에서의 삶이 시작되면서 내게 종종 아...! 하는 탄성어린 순간...

2017/05/10

"으으 이 먼지!"

종이 박스에 낡은 책이 한가득 쌓여있다. 색이 누렇게 바래 오래되어 보이지만 시리즈로 나와 나름 주제도 있고 표지도 다양하다. '인민과 세계 (Volks und Welt)', 이름에서도 느낄 수 있겠지만 지금은 사라진 동독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다. 책으로 가득 찬 박스를 나르며 졸업을...

2017/04/27

구글 지도에서 라이프치히를 검색하면 라이프치히 중심가와 함께 정남쪽으로 곧게 뻗은 길을 발견할 수 있다. 약 2.5 킬로미터 이어진 이 길 주변은 지도상에서 시내처럼 살구색으로 칠해져 있다. 둥그런 중심가에서 수직으로 내려간 이 모양은 주변의 회색 바탕과 대비되어 마치 꽃 한 송이를 연상케 한다. 이 색...

2017/04/20

지난해 5월 15일 일요일 라이프치히 시내 광장은 빽빽이 모여든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난 8년간 라이프치히에 살면서 시내 광장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건 처음 봤다. 인산인해를 이룬 광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려 팔을 높이 치켜든 채 대충 감으로 셔터를 눌렀다. 대체 무슨 날이기에.....

2017/04/11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교의 중앙도서관을 나오면 정면으로 현대적인 모습의 인문사회과학대학 건물과 마주하게 된다. 곧이어 왼쪽으로 돌면 연방 행정법원이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고 오른쪽으로 나오면 멘델스존이 설립했다는 우아한 음대 건물이 보인다.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이곳이 나의 주된 활동 공간이다.

나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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